너무나도 짧았던 주말이 지나고 난 월요일.
일단 출근하는 것 만으로도 너무 힘들다.
이건 직장인 12년차가 되었어도 너무 힘든것 같다. 아마 몇 년이 지나도 익숙해지지 않으리라.
아침에 출근 준비하며 딸아이와 잠깐이지만 헤어지는것이 아쉽고,
늦잠자고 있는 신랑을 보면 함께 늦잠을 자고 싶다.
함께 행복하려면 결국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한다는 현실이 참 싫다.
부랴부랴 출근준비를 하고, 사람이 꽉 찬 지하철을 여김없이 탄다.
지하철안에는 사람이 많아 유튜브를 볼 수 있는 공간조차 주어지지않으며,
오디오로 들을수 있는 유튜브를 찾아 라디오 삼아 출근한다.
그렇게 전쟁같은 출근길을 끝내고 회사에 도착하면 습관적으로 커피 한 잔을 탄다.
오늘도 힘내자 라는 주문을 외우며,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.
매일이 별 일이 없으면 좋으려만, 오후 회의가 말썽이었다.
오늘의 회의는 내용조차 공유되지 않았던 정말 말그대로 나혼자 준비되지않은 회의였다.
뭐 이런 경우가 다있는가?
세상에, 이런회의는 또 처음이다. 궁금해서 질의사항이 있던 회의가 아니고,
마치 대질심문받는듯했던 참 이상한 회의였다.
준비되지않은 상태에서 내가알고 있는 지식에대하여 나눠야했고,
또 그 내용을 들은 상대방들은 당연히 100% 이해하긴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.
어쨌든 회사는 직급사회이니, 회의 종료될때까지 잘 마무리 된듯하였다.
내 자리로 돌아오고, 자리에 앉은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.
이건 아닌데? 고민했다.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말이다.
타부서 선임께 일단 공유했다. 사무실에서 얘기하면 격해질듯하여, 외부의 까페를 찾았으며,
기분이 상했던 부분에 대하여 보고아닌 보고를 하였다.
돈 버는게 쉽지 않다는건 아주 잘 안다. 이런 상황도 종종 겪어봐서 아무렇지 않았어야했다.
그런데 내 기분을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.
이전 회사에서 12년동안 배운건 싫은걸 참아야 한다는것. 표시하면 안된다는것이었다.
그런데 또 퇴사하며 배운건 그때 왜 그렇게 바보같이 참았을까였다.
앞으로는 내가 먼저이다. 비록 돈을 벌기위해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.
좀 더 이기적으로 살기위해 노력한다.
이것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당연히 안되지만,
적어도 내 권리는 내가 찾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.
MZ세대는 MZ세대니까 이해한다고?
아니다. 원래 그런사람은 원래 그렇다고 이해한다.
다들 안괜찮은데 괜찮은척, 싫지만 괜찮은척 하는것뿐이다.
그렇게 해야 사회생활 잘하는 것이라고 배웠지만 이것은 전부 윗 선임들이
아래사람을 다루기 위한 교육이었다 생각한다.
힘든 하루였다. 감정적으로 힘든 하루.
내일은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이다.
참석하여 그것 또한 별것 없으니 나는 잘 해낼 것이다.
벌써 2번째 징계위원회 참석이다. 앞으로 이직한 이 회사에서 더 몇번이나 열릴진 모르겠지만,
없었으면 좋겠다. 피곤하다. 그 업무자체가 쉬운것은 아니니말이다.
집에 오니 딸아이와 신랑이 나를 반겨주었다.
이 맛에 돈벌지.
파이프라인 다른것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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